양자 컴퓨터가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방법
QGAN 이야기
시작하기 전에 — 이런 장면을 상상해보자
위조지폐범과 감별사가 있다.
위조지폐범이 가짜 돈을 만든다. 감별사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별한다.
위조지폐범이 가짜를 들고 은행에 갔다. 감별사가 잡아냈다. "이건 가짜야. 여기 선이 삐뚤어졌어."
위조지폐범이 돌아가서 더 정교하게 만들었다. 다시 갔다. 또 잡혔다. "이번엔 색깔이 조금 달라."
위조지폐범이 또 개선했다. 다시 갔다. 이번엔 통과했다.
이 과정을 수천 번 반복했다. 결국 위조지폐범은 진짜와 구분할 수 없는 가짜를 만들어냈다.
QGAN이 바로 이 게임이다.
양자 컴퓨터가 가짜를 만들고, 판별자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려 한다. 이 경쟁을 통해 점점 더 진짜 같은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GAN이 뭔가
QGAN을 이해하기 전에 GAN부터 알아야 한다.
GAN은 생성적 적대 신경망이다.
어려운 말이다. 쉽게 풀면 이렇다.
적대적 = 서로 경쟁한다
신경망 = AI
서로 경쟁하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AI.
두 선수가 있다.
선수 1 — 생성자 (Generator): 가짜를 만드는 선수. 처음엔 엉성하다. 점점 더 진짜 같은 가짜를 만드는 것이 목표.
선수 2 — 판별자 (Discriminator):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선수. 점점 더 정교하게 가짜를 잡아내는 것이 목표.
이 두 선수가 경쟁하면서 함께 성장한다.
QGAN은 이 게임을 양자로 한다
GAN에 양자를 더하면 QGAN이다.
미술 대회 비유로 설명하자.
미술 대회가 열렸다.
고전 GAN: 선수 1이 연필로 그림을 그린다. 선수 2가 진짜 그림인지 가짜인지 판단한다. 연필이 표현할 수 있는 선과 색깔의 범위가 정해져 있다.
QGAN: 선수 1이 양자 붓으로 그림을 그린다. 이 붓은 고전 연필이 표현하지 못하는 색깔과 질감을 표현할 수 있다. 양자의 중첩과 얽힘으로 훨씬 복잡하고 미묘한 패턴을 만들어낸다.
기존 데이터와 비슷한 새 데이터
(연필로 그린 수준)
QGAN이 만드는 것:
더 복잡하고 미묘한 패턴의 새 데이터
(양자 붓으로 그린 수준)
순수 양자 QGAN vs 하이브리드 QGAN
QGAN에도 두 가지 버전이 있다.
스포츠팀 비유로 설명하자.
축구팀을 만든다.
버전 1 — 순수 양자 QGAN (전원 외국 선수): 공격수도 양자, 수비수도 양자, 골키퍼도 양자. 전부 양자로 구성한다.
이상적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양자 선수를 11명 다 구하기 어렵다. 지금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가 부족하다. 비용도 많이 든다.
버전 2 — 하이브리드 QGAN (혼합팀): 공격수는 양자, 수비수와 골키퍼는 고전 AI. 또는 공격수는 고전, 수비수는 양자.
현실적이다. 양자의 강점은 살리면서 고전의 안정성으로 단점을 보완한다.
생성자(양자) + 판별자(고전)
왜?
- 생성자: 복잡한 새 데이터를 만드는 것 → 양자가 더 표현력 있음
- 판별자: 진짜/가짜 구분 → 고전 AI도 잘함
큰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는가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QGAN이 고해상도 사진을 만들려면 엄청난 큐비트가 필요하다. 지금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가 부족하다. 어떻게 해결하는가.
두 가지 영리한 방법이 있다.
방법 1 — 패치 기반 QGAN: 조각조각 만들기
모자이크 아트 비유로 설명하자.
큰 그림을 모자이크로 만든다.
전체 그림을 한 번에 그리는 것이 아니다. 작은 타일 하나하나를 만들어서 붙인다.
↓
조각 1을 담당하는 양자 회로가 조각 1을 만든다
조각 2를 담당하는 양자 회로가 조각 2를 만든다
조각 3을 담당하는 양자 회로가 조각 3을 만든다
...
↓
모든 조각을 합친다
↓
완성된 큰 사진
각 양자 회로가 작은 조각만 담당하기 때문에 큐비트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 그런데 합치면 큰 결과가 나온다.
콴볼루셔널 신경망이 사진을 조각내서 분석했던 것 기억하는가. QGAN도 같은 전략이다.
방법 2 — 오토인코더와 결합: 압축해서 만들기
번역가 비유로 설명하자.
영어 소설을 한국어로 번역해야 한다.
1000페이지 소설 전체를 한 번에 번역하는 것은 어렵다. 대신 이렇게 한다.
2단계: 10줄의 핵심을 바탕으로 비슷한 분위기의 새 이야기를 만든다 (생성)
3단계: 새 이야기를 다시 1000페이지 분량으로 펼친다 (복원)
QGAN이 오토인코더와 결합하면 이렇게 된다.
(1000페이지 → 10줄)
↓
2단계: QGAN이 압축된 작은 공간에서 새 데이터를 만든다
(10줄 수준에서 새 이야기 생성)
↓
3단계: 고전 디코더가 다시 원래 크기로 펼친다
(10줄 → 1000페이지)
이것을 잠재 공간(Latent Space)에서 작업한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압축된 공간에서 작업하는 것.
이 방법을 Last-QGAN이라고 부른다.
QGAN이 실제로 어디에 쓰이는가
세 가지 대표적인 활용 분야가 있다.
활용 1 — 금융 데이터 생성
시뮬레이션 게임 비유로 설명하자.
경제학자가 미래 주식 시장을 연구한다.
문제가 있다. 역사적으로 주식이 폭락한 사건이 몇 번밖에 없다. 1929년 대공황,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충격.
그 몇 번의 데이터만으로 AI를 훈련시키면 부족하다. "폭락 상황"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
QGAN이 해결한다.
↓
QGAN이 비슷한 패턴의 가짜 폭락 데이터를 수천 개 만들어낸다
↓
수천 개의 시뮬레이션 폭락 상황으로 AI를 훈련시킨다
↓
실제 폭락이 왔을 때 더 잘 대응한다
게임에서 어려운 보스와 수천 번 싸워서 실력을 키우는 것처럼. QGAN이 어려운 상황을 수천 번 시뮬레이션해준다.
활용 2 — 위성 사진 복원
지우개로 지워진 그림 복원 비유로 설명하자.
중요한 그림의 일부가 지워졌다. 원래 그림을 복원해야 한다.
위성 사진에서 이런 일이 자주 생긴다.
구름이 위성 사진 일부를 가렸다
→ 구름 아래 땅의 모습을 볼 수 없다
또는:
위성 신호 오류로 사진 일부가 깨졌다
→ 그 부분 정보가 없다
QGAN이 해결한다.
↓
QGAN이 "이 지역은 아마 이런 모습일 것이다"를 만들어낸다
↓
손상된 부분을 채운다
↓
완성된 위성 사진
그림의 지워진 부분을 맥락에 맞게 채우는 것처럼. QGAN이 없는 데이터를 맥락에 맞게 만들어낸다.
활용 3 — 신약 개발
레고 분자 조립 비유로 설명하자.
레고 블록으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 어떻게 조립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것이 만들어진다.
분자도 마찬가지다. 원자들이 어떻게 연결되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고, 아무 효과 없는 물질이 될 수도 있다.
신약 개발의 문제가 있다.
실제로 약이 될 수 있는 것: 극히 일부
하나씩 실험: 우주 나이가 지나도 부족
QGAN이 해결한다.
"이런 구조를 가진 분자가 효과가 있었다"
↓
QGAN이 비슷한 패턴의 새 분자를 만들어낸다
"이런 구조를 가진 새 분자는 어떨까"
↓
만들어진 후보 분자들을 실험한다
↓
효과 있는 신약 발견 가능성 높아짐
좋은 레고 조합 패턴을 배워서 새로운 조합을 제안하는 것처럼.
5부 — QGAN이 다른 AI들과 어떻게 다른가
지금까지 배운 AI들을 비교해보자.
QCNN: 사진을 보고 "이것이 무엇인가" 판별
(분류 전문가)
QRNN/QLSTM: 시간 흐름을 보고 "다음에 뭐가 올까" 예측
(예측 전문가)
QASA: 복잡한 패턴에서 중요한 것 추출
(분석 전문가)
QGAN: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냄
(창조 전문가)
QGAN만 유일하게 새로운 것을 만드는 AI다.
나머지는 있는 데이터를 분석한다. QGAN은 없는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6부 — QGAN의 경쟁이 어떻게 진화하는가
위조지폐범과 감별사 이야기로 돌아가자.
훈련 과정을 단계별로 보면 이렇다.
생성자가 엉성한 가짜를 만든다 → 판별자가 쉽게 잡아낸다
"이건 너무 티가 나잖아"
중기 단계:
생성자가 더 정교한 가짜를 만든다 → 판별자가 열심히 찾아낸다
"음... 여기가 조금 이상해"
후기 단계:
생성자가 매우 정교한 가짜를 만든다 → 판별자가 거의 구분 못 한다
"이제 진짜와 가짜를 50:50 확률로밖에 구분 못 해"
이 상태가 목표다.
판별자가 50:50이면 = 사실상 진짜와 구분 불가능한 가짜 완성
이렇게 경쟁을 통해 점점 진짜 같은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전체를 한 번에 보자
신약 개발 사례로 전체를 정리하면 이렇다.
1단계: 데이터 준비
기존 항암제 분자 구조 1000개를 모은다
(진짜 데이터)
2단계: 압축 (오토인코더)
1000개 분자를 핵심 특징으로 압축한다
"항암제는 이런 특징이 있다"
3단계: QGAN 훈련
생성자(양자): 새로운 분자 구조를 만들어낸다
판별자(고전): "이게 진짜 항암제 같아? 아니야?"
경쟁을 수천 번 반복한다
4단계: 후보 분자 생성
QGAN이 유망한 새 분자 구조를 수천 개 만들어낸다
(이전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분자들)
5단계: 실험
가장 유망한 후보를 실제로 실험한다
결과: 기존 방법보다 훨씬 빠르게 신약 후보를 찾을 수 있다
최종 정리
QGAN을 네 문장으로 압축하면 이렇다.
첫째, 위조지폐범(생성자)과 감별사(판별자)가 경쟁하듯, 두 AI가 경쟁하면서 점점 진짜 같은 가짜 데이터를 만든다.
둘째, 양자 생성자는 고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미묘한 패턴의 새 데이터를 만들 수 있다. 연필이 아닌 양자 붓으로 그린 것처럼.
셋째, 큰 데이터는 조각내거나 압축해서 처리한다. 혼자 못 하는 일을 오토인코더와 협력해서 한다.
넷째, 없는 데이터를 만든다. 희귀한 금융 폭락, 손상된 위성 사진, 신약 후보 분자. 실제 세상에 없는 유용한 데이터를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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