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필터로 사진을 분석하는 방법
콴볼루셔널 신경망 이야기
시작하기 전에 — 이런 장면을 상상해보자
퍼즐 맞추기 대회가 열렸다.
1000조각짜리 퍼즐이다. 완성된 그림을 맞춰야 한다.
방법 1: 1000조각을 한꺼번에 펼쳐놓고 전체를 본다. 너무 많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테이블이 부족하다.
방법 2: 10조각씩 묶는다. 한 묶음씩 맞춘다. 맞춰진 작은 조각들을 이어붙인다. 결국 전체 그림이 완성된다.
콴볼루셔널 신경망이 방법 2다.
큰 사진을 작은 조각으로 나눠서, 조각마다 양자 분석을 한다. 그 결과를 합쳐서 전체를 이해한다.
이름이 왜 이렇게 어려운가
콴볼루셔널(Quanvolutional) 이라는 단어를 보면 머리가 아프다.
사실 이름은 간단하게 만들어졌다.
양자와 합성곱을 합친 것이다. 양자 합성곱.
이 글에서는 그냥 "양자 필터" 라고 부르겠다. 더 기억하기 쉬우니까.
먼저 고전 필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자
양자 필터를 이해하려면 고전 필터부터 알아야 한다.
도장 찍기 비유로 설명하자.
사진 위를 도장으로 훑는다.
도장 크기가 2x2다. 사진 왼쪽 위 모서리에 도장을 찍는다. "여기엔 가로선이 있다." 기록한다.
한 칸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다시 찍는다. "여기엔 점이 있다." 기록한다.
이렇게 사진 전체를 훑으며 도장을 찍는다. 가로선이 어디 있는지, 세로선이 어디 있는지, 곡선이 어디 있는지. 모두 기록한다.
이 도장을 어려운 말로 커널(Kernel) 또는 필터 라고 한다.
■ □ ■ □ 가로선 있음, 없음, 있음...
□ ■ □ ■ → 세로선 없음, 있음, 없음...
■ □ ■ □ 곡선 있음, 있음, 없음...
□ ■ □ ■
이것이 고전 합성곱(Convolution) 이다.
그런데 이 도장이 단순하다. 가로선, 세로선 같은 기본 패턴만 찾는다. 아주 복잡하고 미세한 패턴은 찾기 어렵다.
양자 필터가 다른 점
고전 도장을 양자 도장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현미경 vs 전자현미경 비유로 설명하자.
일반 현미경으로 세포를 본다. 세포의 형태가 보인다. 크기, 색깔, 대략적인 구조.
전자현미경으로 같은 세포를 본다. 세포 안의 분자 구조가 보인다. 일반 현미경으로는 절대 볼 수 없는 것들이 보인다.
고전 필터가 일반 현미경이라면, 양자 필터가 전자현미경이다.
양자 필터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
양자 상태로 변환한다
(픽셀 값들이 큐비트의 상태로 바뀐다)
↓
큐비트들이 얽히고 중첩된다
(픽셀들 사이의 복잡한 관계가 동시에 포착됨)
↓
측정한다
(양자 상태에서 특징값을 꺼낸다)
↓
결과가 나온다
(이 조각에서 발견된 복잡한 특징)
고전 필터는 "가로선 있다/없다" 같은 단순한 정보를 뽑는다.
양자 필터는 픽셀들 사이의 복잡한 비선형 관계를 뽑는다. 고전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미묘한 패턴을 잡아낸다.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 조각내기
여기서 콴볼루셔널의 핵심 아이디어가 나온다.
큰 문제가 있다.
전체 MRI 사진을 한 번에 양자로 분석하려면 큐비트가 엄청나게 많이 필요하다.
전체를 양자로 처리하려면: 수십만 개의 큐비트 필요
지금 양자 컴퓨터의 큐비트: 수십~수백 개
이것은 마치 이런 상황이다.
100kg짜리 짐을 옮겨야 한다. 그런데 내 힘으로 들 수 있는 최대가 10kg이다. 어떻게 할까.
한꺼번에 들려고 하면 불가능하다.
10조각으로 나눠서 10번 왕복하면 된다.
콴볼루셔널이 이것이다.
↓
각 조각을 하나씩 양자 필터에 통과시킨다
(4개 픽셀 = 4개 큐비트만 필요)
↓
각 조각의 결과를 모은다
↓
결과들을 합쳐서 새로운 특징 지도를 만든다
조각이 작기 때문에 적은 큐비트로 처리할 수 있다.
조각 처리가 실제로 어떻게 되는가
스탬프 카드 비유로 설명하자.
카페에서 스탬프 카드를 만든다.
카페 전체를 한 번에 사진 찍으면 너무 크다. 대신 카페를 구역으로 나눈다.
창가 구역 → 사진 찍기 → 특징 기록 (테이블, 창문)
소파 구역 → 사진 찍기 → 특징 기록 (소파, 쿠션)
화장실 구역 → 사진 찍기 → 특징 기록 (타일, 거울)
각 구역의 특징을 모두 합치면 카페 전체의 특징이 된다.
MRI 사진에 적용하면 이렇다.
↓
조각 1번 (왼쪽 위): 양자 필터 통과 → "정상 뇌 조직 패턴"
조각 2번: 양자 필터 통과 → "정상 뇌 조직 패턴"
조각 3번: 양자 필터 통과 → "정상 뇌 조직 패턴"
...
조각 247번: 양자 필터 통과 → "이상한 패턴 감지!"
...
조각 마지막번: 양자 필터 통과 → "정상 뇌 조직 패턴"
↓
결과들을 모아서 새로운 지도를 만든다
↓
247번 위치에 빨간 점이 찍힌 지도
→ "여기에 이상이 있다"
훈련하는 버전 vs 훈련 안 하는 버전
콴볼루셔널 필터를 설계하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
요리사 비유로 설명하자.
버전 1 — 훈련 안 하는 필터 (고정된 요리법)
레시피가 이미 완성되어 있다. 고정된 레시피대로만 요리한다.
콴볼루셔널에서 이것은 이렇다.
양자 회로가 미리 설계된 대로 고정되어 있다. 큐비트들이 강하게 얽히는 특정 회로. 이 회로가 데이터를 넣으면 자동으로 복잡한 특징을 뽑아낸다.
장점: 단순하다. 학습이 필요 없다. 바로 쓸 수 있다.
단점: 모든 데이터에 같은 방식을 적용한다. 유연하지 않다.
"양자 특징 추출기로만 활용하고,
판단은 뒤에 있는 클래식 AI에게 맡길 때"
버전 2 — 훈련하는 필터 (배우는 요리사)
처음엔 레시피가 없다. 수천 번 요리하면서 점점 좋은 레시피를 찾아간다.
콴볼루셔널에서 이것은 이렇다.
양자 회로 안에 조절 손잡이(파라미터)가 있다. 처음엔 무작위로 설정되어 있다. 데이터를 처리하고 결과를 보면서 손잡이를 조금씩 조정한다. 점점 더 좋은 특징을 뽑아내는 필터가 된다.
장점: 유연하다. 데이터에 최적화된다. 더 정확하다.
단점: 학습 시간이 필요하다.
"최고의 성능을 원할 때.
시간을 들여 훈련할 의향이 있을 때"
위성 사진에 어떻게 쓰이는가
이것이 실제로 엄청 큰 데이터에 쓰인다.
구글 어스 비유로 설명하자.
구글 어스로 지구를 내려다보는 위성 사진이 있다.
이 사진들을 분석해야 한다.
"이 지역은 숲인가, 사막인가, 도시인가, 농경지인가."
문제가 있다.
(가로 10,000픽셀 x 세로 10,000픽셀)
전체를 한 번에 양자로 처리: 불가능
콴볼루셔널이 해결한다.
(예: 50x50 픽셀짜리 타일 4만 개)
↓
각 타일을 양자 필터로 분석한다
"이 타일은 나무 패턴 → 숲"
"이 타일은 건물 패턴 → 도시"
"이 타일은 물 패턴 → 강"
↓
타일 결과들을 합친다
↓
전체 지도가 완성된다
"이 지역은 북쪽은 숲, 남쪽은 도시, 동쪽은 강"
실제로 이 방식으로 홍수 피해 지역 분석, 산불 확산 감시, 농작물 상태 모니터링 같은 것을 하고 있다.
고전 필터와 양자 필터를 함께 쓰면
콴볼루셔널의 마지막 핵심이다.
양자 필터가 특징을 뽑고, 그 결과를 클래식 AI가 처리한다.
두 선생님이 협력하는 비유로 설명하자.
수학 시험 채점을 한다.
선생님 A (양자 필터): 답안지를 보는 순간 복잡한 패턴을 파악한다. "이 학생은 계산 실수가 많다. 개념은 이해했지만 적용을 못 한다. 특정 유형에서만 틀린다."
아주 세밀한 분석을 빠르게 한다.
선생님 B (클래식 AI): 선생님 A의 분석 결과를 받는다. 그것을 바탕으로 최종 판단을 내린다. "이 학생은 몇 점이고, 어떤 보충 수업이 필요하다."
전체적인 판단과 결론을 내린다.
콴볼루셔널 전체 구조를 보면 이렇다.
↓
양자 필터 (콴볼루셔널 레이어)
→ 복잡한 특징을 추출한다
→ 고전 필터가 못 찾는 미세한 패턴을 찾는다
↓
특징 지도 생성
→ 각 위치에서 발견된 특징들의 집합
↓
클래식 완전 연결 레이어
→ 특징들을 종합해서 최종 결론을 낸다
↓
최종 판단
"이것은 고양이다 / 이것은 암세포다 / 이것은 숲이다"
양자가 특징을 뽑고, 클래식이 판단을 내린다.
전체를 한 번에 보자
퍼즐 맞추기 비유로 전체를 정리하면 이렇다.
(1000조각 퍼즐 전체)
↓
10조각씩 나눈다
(작은 패치로 분할)
↓
각 10조각을 양자 필터로 분석한다
"이 조각에서 발견된 복잡한 패턴은 이것"
(큐비트 4~10개만으로 처리 가능)
↓
모든 조각의 결과를 모은다
(새로운 특징 지도 완성)
↓
클래식 AI가 특징 지도를 보고 최종 판단한다
(퍼즐 전체 그림이 무엇인지 결론)
↓
최종 결과
최종 정리
콴볼루셔널 신경망을 네 문장으로 압축하면 이렇다.
첫째, 큰 사진을 작은 조각으로 나눠서 조각마다 양자 필터를 적용한다. 1000조각 퍼즐을 10조각씩 나눠 맞추는 것처럼.
둘째, 적은 큐비트로 큰 사진을 처리할 수 있다. 지금 불완전한 양자 컴퓨터로도 쓸 수 있다.
셋째, 양자 필터가 복잡한 특징을 뽑고, 클래식 AI가 그것을 바탕으로 최종 판단을 내린다. 두 선생님의 협력처럼.
넷째, 위성 사진 분석, 의료 영상 분석 등 실제 큰 데이터에 이미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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