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는 사람과 구경하는 사람의 차이
같은 날 밤, 다른 선택
1969년 7월 20일 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다. 전 세계가 TV 앞에 모였다.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을 걷는 장면을 수억 명이 지켜봤다.
그 장면을 본 사람들의 반응이 달랐다.
대부분은 감탄했다. "대단하다." "신기하다." 그리고 다음 날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달랐다. 그 날 밤 잠을 못 잤다. 우주가 열렸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했다. 이것이 앞으로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지 그렸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움직였다.
같은 장면을 봤다. 같은 밤이었다. 그런데 10년 뒤 두 그룹은 전혀 다른 자리에 있었다.
씨앗 가게 앞의 두 농부
봄이 왔다.
씨앗 가게 앞에 두 농부가 서있다.
첫 번째 농부. 가게 안을 들여다본다. 이것저것 구경한다. "올해는 어떤 씨앗이 잘 된다더라." 정보를 모은다. 이웃 농부가 심은 것을 지켜본다. 저 씨앗이 얼마나 자라는지 본다. 가을이 됐다. 아직 구경 중이다.
두 번째 농부.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씨앗을 산다. 밭으로 간다. 심는다. 물을 준다. 거름을 준다. 가을이 됐다. 수확한다.
두 농부가 씨앗 가게 앞에 서있던 그 봄날, 아무도 몰랐다. 누가 더 똑똑한지. 누가 더 부지런한지. 누가 더 좋은 씨앗을 골랐는지.
가을이 되면 안다.
구경한 농부와 심은 농부의 차이가 가을에 드러났다. 씨앗을 심은 시간이 전부였다.
두 직장인의 퇴근 후
같은 회사를 다니는 두 사람이 있다.
같은 팀이다. 같은 월급을 받는다. 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같은 시간에 퇴근한다. 능력도 비슷하다. 사람들도 두 사람을 비슷하게 봤다.
퇴근 후가 달랐다.
첫 번째 사람. 퇴근하고 집에 왔다. 소파에 앉았다. 유튜브를 봤다. 먹방, 게임, 드라마. 피곤했다. 쉬어야 했다.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출근했다. 똑같이.
두 번째 사람. 퇴근하고 집에 왔다. 밥을 먹었다. 30분 쉬었다. 노트북을 폈다. 퀀텀 컴퓨팅 관련 영상을 하나 봤다. 책을 조금 읽었다. 잠자리에 들었다.
하루하루는 차이가 없어 보였다. 일주일도 비슷해 보였다. 한 달도 그랬다.
3년이 지났다.
첫 번째 사람은 3년 전과 같은 자리에 있었다. 두 번째 사람은 다른 자리에 있었다. 퀀텀 관련 프로젝트를 맡았다. 연봉이 올랐다. 업계에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3년 동안 매일 30분의 차이였다.
모닥불과 장작
모닥불을 피운다.
장작을 쌓는다. 불을 붙인다. 처음엔 약하다. 연기만 난다. 불이 붙는 것 같다가 꺼진다. 다시 붙인다. 또 꺼질 것 같다.
그런데 계속 장작을 집어넣으면 어느 순간이 온다. 불이 스스로 타기 시작한다. 장작을 넣지 않아도 활활 탄다. 이제 끄려고 해도 쉽게 꺼지지 않는다.
공부가 이것이다. 준비가 이것이다.
처음엔 아무것도 안 타는 것 같다. 퀀텀을 공부해도 뭔가 달라진 것이 없다. 영상을 봐도 책을 읽어도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다. 불이 붙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포기한다. 장작 넣기를 멈춘다.
계속 장작을 넣는 사람이 있다. 이해가 안 돼도 넣는다. 지루해도 넣는다. 달라진 것이 없어 보여도 넣는다.
그리고 어느 날 불이 붙는다. 갑자기 모든 것이 연결된다. 어제까지 몰랐던 것이 오늘 보인다. 그 순간부터는 스스로 타기 시작한다. 멈추려 해도 멈춰지지 않는다.
구경하는 사람은 불이 붙기 전에 장작 넣기를 멈춘 사람이다. 준비하는 사람은 불이 붙을 때까지 장작을 넣는 사람이다.
해가 뜨기 전의 어부
어촌에 어부들이 산다.
새벽 네 시. 아직 어둡다. 해가 뜨려면 두 시간이 더 남았다.
부지런한 어부가 일어났다. 배에 올랐다. 그물을 준비했다. 어두운 바다로 나갔다. 물고기 떼가 어디 있는지 안다.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잘 잡히는 시간이다.
게으른 어부는 해가 뜨고 나서 일어났다. 배에 올랐다. 바다로 나갔다. 부지런한 어부가 이미 그물을 치고 있는 자리에 도착했다.
둘 다 같은 바다를 간다. 같은 그물을 쓴다. 그런데 새벽 두 시간의 차이가 어획량을 결정한다.
퀀텀이 뜨기 전의 새벽 두 시간이 지금이다.
같은 배를 탄 두 사람
배가 항구를 떠났다.
목적지까지 일주일이 걸린다.
첫 번째 승객. 선실에 앉아있다. 창밖을 본다. 파도가 언제 끝나나 기다린다. 심심하다. 밥 먹고 잔다. 다음 날도 같다.
두 번째 승객. 선실에 앉아있다. 그런데 항해사에게 가서 물어본다. "이 배가 어떻게 방향을 잡아요?" 항해사가 설명해준다. 선장에게도 간다. "파도를 어떻게 읽어요?" 선장이 가르쳐준다. 나침반 보는 법을 배웠다. 별자리로 방향 잡는 법을 익혔다. 항해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일주일 뒤 배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첫 번째 승객은 배에서 내렸다. 관광지를 돌아다녔다. 일주일이 지났다는 것 외에 달라진 것이 없었다.
두 번째 승객은 배에서 내렸다. 항해를 할 수 있게 됐다. 나중에 자기 배를 샀다. 선장이 됐다.
같은 배를 탔다. 같은 일주일이었다. 그 시간을 어떻게 썼느냐가 달랐다.
두 학생이 졸업한 뒤
대학교 졸업식 날.
두 학생이 나란히 졸업장을 받았다. 같은 학과, 같은 성적. 아무도 둘의 차이를 몰랐다.
4년 전으로 돌아가면 차이가 있었다.
A는 강의실에서만 공부했다. 교수가 가르쳐주는 것만 배웠다. 시험에 나올 것만 외웠다. 학점을 챙겼다.
B는 강의실 밖에서도 무언가를 했다. 1학년 때 AI가 뜨기 시작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흥미가 생겼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을 혼자 배웠다. 유튜브로, 책으로, 온라인 강의로. 작은 프로젝트를 해봤다. 실패했다. 다시 했다.
졸업식 날 두 사람은 같아 보였다.
취업 시즌이 됐다. A는 스펙을 쌓으며 지원서를 넣었다. B는 이미 포트폴리오가 있었다. 해본 것이 있었다. 이야기할 것이 있었다.
6개월 뒤 A는 아직 취업 준비 중이었다. B는 원하는 회사에 들어갔다.
4년 동안 강의실 밖에서의 차이가 6개월의 취업 시장에서 드러났다.
지하철 안의 두 시간
서울 지하철 2호선 전체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약 한 시간이다.
출퇴근 왕복이면 두 시간이다.
이 두 시간을 어떻게 쓰는가.
한 사람. 스마트폰을 꺼낸다. 인스타그램을 본다. 릴스를 넘긴다. 웃긴 영상을 본다. 어느새 도착했다. 무엇을 봤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른 사람. 스마트폰을 꺼낸다. 퀀텀 관련 팟캐스트를 듣는다. 10분짜리 영상을 본다. 관련 기사를 읽는다. 메모를 남긴다.
하루에 두 시간. 일주일에 열 시간. 한 달에 마흔 시간. 1년에 480시간.
480시간이면 대학교 한 학기 수업 시간보다 많다. 그 시간 동안 무언가를 꾸준히 한 사람과 릴스를 본 사람의 차이가, 1년 뒤에 드러나기 시작한다.
지하철 두 시간이 인생을 바꾼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파도를 기다리는 두 서퍼
서퍼 두 명이 바다에 있다.
파도를 기다린다.
첫 번째 서퍼. 보드 위에 앉아있다. 파도가 오면 타면 되지. 기다린다. 파도가 왔다. 그런데 너무 갑자기 왔다. 보드를 돌릴 시간이 없었다. 파도가 지나갔다. 다음 파도를 기다린다. 또 그랬다. 하루가 지났다. 파도를 하나도 타지 못했다.
두 번째 서퍼. 물 위에 엎드려 있다. 바다의 흐름을 읽는다. 파도가 어디서 만들어지는지 본다. 어떤 속도로 다가오는지 느낀다. 파도가 오기 5초 전에 패들을 시작한다. 파도가 도착했을 때 이미 속도가 붙어있었다. 올라탔다. 파도를 탔다.
준비의 차이다.
파도는 두 서퍼에게 똑같이 왔다. 바다는 차별하지 않는다. 그런데 결과가 달랐다. 파도가 오기 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가 달랐다.
퀀텀이라는 파도가 오고 있다. 파도가 왔을 때 이미 패들을 시작한 사람과, 파도를 보고 나서 패들을 시작하는 사람의 차이가 그때 드러난다.
이미 달라진 것
여기서 솔직하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이 연재를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 사이에 이미 차이가 생겼다.
작은 차이다.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 당장 연봉이 오르거나 직업이 바뀌거나 하지 않는다.
그러나 씨앗이 땅에 들어갔다.
퀀텀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뉴스에서 퀀텀 기사를 봤을 때 그냥 넘기지 않게 됐다. 누군가 퀀텀 이야기를 할 때 대화에 끼어들 수 있게 됐다. 내 분야에 퀀텀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한 번쯤 생각해봤다.
이것이 씨앗이다. 아직 싹이 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땅 속에서 이미 시작됐다.
구경하는 사람은 씨앗을 심지 않은 사람이다. 봄이 지나도, 여름이 지나도, 가을이 와도 수확할 것이 없는 사람이다.
다시, 라이트 형제의 날 밤
1903년 12월 17일, 첫 비행이 있었던 그날 밤으로 돌아가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몰랐다. 작은 마을 해변에서 일어난 12초짜리 일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그 소식을 들은 몇 사람이 있었다. 그들 중 일부가 생각했다. "이제 하늘이 열리겠구나." 그리고 움직였다.
비행기 엔진을 연구했다. 동체 설계를 공부했다. 조종술을 배웠다. 비행 관련 특허를 연구했다. 첫 항공 회사에 투자했다.
주변 사람들이 비웃었다. "그게 뭐가 돼? 새보다 느리잖아. 비가 오면 못 나는데 무슨 교통수단이야."
20년 뒤, 상업 항공이 시작됐다. 그 사람들이 항공 산업을 만들었다.
지금 퀀텀이 그 12초짜리 비행 직후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이 연재를 처음 시작할 때 한 가지 질문이 있었다.
기술이 바뀔 때 어느 쪽에 있을 것인가.
바뀌는 것을 두려워하며 버티는 사람. 바뀌는 것을 보고 어떻게 올라탈지 생각하는 사람.
역사는 반복해서 같은 이야기를 했다. 두려워하며 버틴 사람들이 뒤처지고, 올라탄 사람들이 앞으로 갔다.
그런데 올라타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다.
오늘 퀀텀 영상 하나를 보는 것이다. 내일 관련 기사 하나를 읽는 것이다. 이번 주 배운 것을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내 분야와 퀀텀이 어떻게 연결될지 5분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것이 전부다. 이것이 구경하는 사람과 준비하는 사람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파도는 온다. 이미 오고 있다.
보드를 들고 바다로 걷는 것, 그것이 전부다. 파도가 도착하기 전에.
준비된 자의 몫이 있다. 그 자리는 지금 이 순간 움직이기 시작한 사람들의 것이다.
당신이 이 글을 끝까지 읽었다면, 이미 시작한 것이다.
같은 날 밤, 다른 선택
1969년 7월 20일 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다. 전 세계가 TV 앞에 모였다.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을 걷는 장면을 수억 명이 지켜봤다.
그 장면을 본 사람들의 반응이 달랐다.
대부분은 감탄했다. "대단하다." "신기하다." 그리고 다음 날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달랐다. 그 날 밤 잠을 못 잤다. 우주가 열렸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했다. 이것이 앞으로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지 그렸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움직였다.
같은 장면을 봤다. 같은 밤이었다. 그런데 10년 뒤 두 그룹은 전혀 다른 자리에 있었다.
씨앗 가게 앞의 두 농부
봄이 왔다.
씨앗 가게 앞에 두 농부가 서있다.
첫 번째 농부. 가게 안을 들여다본다. 이것저것 구경한다. "올해는 어떤 씨앗이 잘 된다더라." 정보를 모은다. 이웃 농부가 심은 것을 지켜본다. 저 씨앗이 얼마나 자라는지 본다. 가을이 됐다. 아직 구경 중이다.
두 번째 농부.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씨앗을 산다. 밭으로 간다. 심는다. 물을 준다. 거름을 준다. 가을이 됐다. 수확한다.
두 농부가 씨앗 가게 앞에 서있던 그 봄날, 아무도 몰랐다. 누가 더 똑똑한지. 누가 더 부지런한지. 누가 더 좋은 씨앗을 골랐는지.
가을이 되면 안다.
구경한 농부와 심은 농부의 차이가 가을에 드러났다. 씨앗을 심은 시간이 전부였다.
두 직장인의 퇴근 후
같은 회사를 다니는 두 사람이 있다.
같은 팀이다. 같은 월급을 받는다. 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같은 시간에 퇴근한다. 능력도 비슷하다. 사람들도 두 사람을 비슷하게 봤다.
퇴근 후가 달랐다.
첫 번째 사람. 퇴근하고 집에 왔다. 소파에 앉았다. 유튜브를 봤다. 먹방, 게임, 드라마. 피곤했다. 쉬어야 했다.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출근했다. 똑같이.
두 번째 사람. 퇴근하고 집에 왔다. 밥을 먹었다. 30분 쉬었다. 노트북을 폈다. 퀀텀 컴퓨팅 관련 영상을 하나 봤다. 책을 조금 읽었다. 잠자리에 들었다.
하루하루는 차이가 없어 보였다. 일주일도 비슷해 보였다. 한 달도 그랬다.
3년이 지났다.
첫 번째 사람은 3년 전과 같은 자리에 있었다. 두 번째 사람은 다른 자리에 있었다. 퀀텀 관련 프로젝트를 맡았다. 연봉이 올랐다. 업계에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3년 동안 매일 30분의 차이였다.
모닥불과 장작
모닥불을 피운다.
장작을 쌓는다. 불을 붙인다. 처음엔 약하다. 연기만 난다. 불이 붙는 것 같다가 꺼진다. 다시 붙인다. 또 꺼질 것 같다.
그런데 계속 장작을 집어넣으면 어느 순간이 온다. 불이 스스로 타기 시작한다. 장작을 넣지 않아도 활활 탄다. 이제 끄려고 해도 쉽게 꺼지지 않는다.
공부가 이것이다. 준비가 이것이다.
처음엔 아무것도 안 타는 것 같다. 퀀텀을 공부해도 뭔가 달라진 것이 없다. 영상을 봐도 책을 읽어도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다. 불이 붙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포기한다. 장작 넣기를 멈춘다.
계속 장작을 넣는 사람이 있다. 이해가 안 돼도 넣는다. 지루해도 넣는다. 달라진 것이 없어 보여도 넣는다.
그리고 어느 날 불이 붙는다. 갑자기 모든 것이 연결된다. 어제까지 몰랐던 것이 오늘 보인다. 그 순간부터는 스스로 타기 시작한다. 멈추려 해도 멈춰지지 않는다.
구경하는 사람은 불이 붙기 전에 장작 넣기를 멈춘 사람이다. 준비하는 사람은 불이 붙을 때까지 장작을 넣는 사람이다.
해가 뜨기 전의 어부
어촌에 어부들이 산다.
새벽 네 시. 아직 어둡다. 해가 뜨려면 두 시간이 더 남았다.
부지런한 어부가 일어났다. 배에 올랐다. 그물을 준비했다. 어두운 바다로 나갔다. 물고기 떼가 어디 있는지 안다.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잘 잡히는 시간이다.
게으른 어부는 해가 뜨고 나서 일어났다. 배에 올랐다. 바다로 나갔다. 부지런한 어부가 이미 그물을 치고 있는 자리에 도착했다.
둘 다 같은 바다를 간다. 같은 그물을 쓴다. 그런데 새벽 두 시간의 차이가 어획량을 결정한다.
퀀텀이 뜨기 전의 새벽 두 시간이 지금이다.
같은 배를 탄 두 사람
배가 항구를 떠났다.
목적지까지 일주일이 걸린다.
첫 번째 승객. 선실에 앉아있다. 창밖을 본다. 파도가 언제 끝나나 기다린다. 심심하다. 밥 먹고 잔다. 다음 날도 같다.
두 번째 승객. 선실에 앉아있다. 그런데 항해사에게 가서 물어본다. "이 배가 어떻게 방향을 잡아요?" 항해사가 설명해준다. 선장에게도 간다. "파도를 어떻게 읽어요?" 선장이 가르쳐준다. 나침반 보는 법을 배웠다. 별자리로 방향 잡는 법을 익혔다. 항해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일주일 뒤 배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첫 번째 승객은 배에서 내렸다. 관광지를 돌아다녔다. 일주일이 지났다는 것 외에 달라진 것이 없었다.
두 번째 승객은 배에서 내렸다. 항해를 할 수 있게 됐다. 나중에 자기 배를 샀다. 선장이 됐다.
같은 배를 탔다. 같은 일주일이었다. 그 시간을 어떻게 썼느냐가 달랐다.
두 학생이 졸업한 뒤
대학교 졸업식 날.
두 학생이 나란히 졸업장을 받았다. 같은 학과, 같은 성적. 아무도 둘의 차이를 몰랐다.
4년 전으로 돌아가면 차이가 있었다.
A는 강의실에서만 공부했다. 교수가 가르쳐주는 것만 배웠다. 시험에 나올 것만 외웠다. 학점을 챙겼다.
B는 강의실 밖에서도 무언가를 했다. 1학년 때 AI가 뜨기 시작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흥미가 생겼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을 혼자 배웠다. 유튜브로, 책으로, 온라인 강의로. 작은 프로젝트를 해봤다. 실패했다. 다시 했다.
졸업식 날 두 사람은 같아 보였다.
취업 시즌이 됐다. A는 스펙을 쌓으며 지원서를 넣었다. B는 이미 포트폴리오가 있었다. 해본 것이 있었다. 이야기할 것이 있었다.
6개월 뒤 A는 아직 취업 준비 중이었다. B는 원하는 회사에 들어갔다.
4년 동안 강의실 밖에서의 차이가 6개월의 취업 시장에서 드러났다.
지하철 안의 두 시간
서울 지하철 2호선 전체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약 한 시간이다.
출퇴근 왕복이면 두 시간이다.
이 두 시간을 어떻게 쓰는가.
한 사람. 스마트폰을 꺼낸다. 인스타그램을 본다. 릴스를 넘긴다. 웃긴 영상을 본다. 어느새 도착했다. 무엇을 봤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른 사람. 스마트폰을 꺼낸다. 퀀텀 관련 팟캐스트를 듣는다. 10분짜리 영상을 본다. 관련 기사를 읽는다. 메모를 남긴다.
하루에 두 시간. 일주일에 열 시간. 한 달에 마흔 시간. 1년에 480시간.
480시간이면 대학교 한 학기 수업 시간보다 많다. 그 시간 동안 무언가를 꾸준히 한 사람과 릴스를 본 사람의 차이가, 1년 뒤에 드러나기 시작한다.
지하철 두 시간이 인생을 바꾼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파도를 기다리는 두 서퍼
서퍼 두 명이 바다에 있다.
파도를 기다린다.
첫 번째 서퍼. 보드 위에 앉아있다. 파도가 오면 타면 되지. 기다린다. 파도가 왔다. 그런데 너무 갑자기 왔다. 보드를 돌릴 시간이 없었다. 파도가 지나갔다. 다음 파도를 기다린다. 또 그랬다. 하루가 지났다. 파도를 하나도 타지 못했다.
두 번째 서퍼. 물 위에 엎드려 있다. 바다의 흐름을 읽는다. 파도가 어디서 만들어지는지 본다. 어떤 속도로 다가오는지 느낀다. 파도가 오기 5초 전에 패들을 시작한다. 파도가 도착했을 때 이미 속도가 붙어있었다. 올라탔다. 파도를 탔다.
준비의 차이다.
파도는 두 서퍼에게 똑같이 왔다. 바다는 차별하지 않는다. 그런데 결과가 달랐다. 파도가 오기 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가 달랐다.
퀀텀이라는 파도가 오고 있다. 파도가 왔을 때 이미 패들을 시작한 사람과, 파도를 보고 나서 패들을 시작하는 사람의 차이가 그때 드러난다.
이미 달라진 것
여기서 솔직하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이 연재를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 사이에 이미 차이가 생겼다.
작은 차이다.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 당장 연봉이 오르거나 직업이 바뀌거나 하지 않는다.
그러나 씨앗이 땅에 들어갔다.
퀀텀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뉴스에서 퀀텀 기사를 봤을 때 그냥 넘기지 않게 됐다. 누군가 퀀텀 이야기를 할 때 대화에 끼어들 수 있게 됐다. 내 분야에 퀀텀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한 번쯤 생각해봤다.
이것이 씨앗이다. 아직 싹이 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땅 속에서 이미 시작됐다.
구경하는 사람은 씨앗을 심지 않은 사람이다. 봄이 지나도, 여름이 지나도, 가을이 와도 수확할 것이 없는 사람이다.
다시, 라이트 형제의 날 밤
1903년 12월 17일, 첫 비행이 있었던 그날 밤으로 돌아가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몰랐다. 작은 마을 해변에서 일어난 12초짜리 일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그 소식을 들은 몇 사람이 있었다. 그들 중 일부가 생각했다. "이제 하늘이 열리겠구나." 그리고 움직였다.
비행기 엔진을 연구했다. 동체 설계를 공부했다. 조종술을 배웠다. 비행 관련 특허를 연구했다. 첫 항공 회사에 투자했다.
주변 사람들이 비웃었다. "그게 뭐가 돼? 새보다 느리잖아. 비가 오면 못 나는데 무슨 교통수단이야."
20년 뒤, 상업 항공이 시작됐다. 그 사람들이 항공 산업을 만들었다.
지금 퀀텀이 그 12초짜리 비행 직후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이 연재를 처음 시작할 때 한 가지 질문이 있었다.
기술이 바뀔 때 어느 쪽에 있을 것인가.
바뀌는 것을 두려워하며 버티는 사람. 바뀌는 것을 보고 어떻게 올라탈지 생각하는 사람.
역사는 반복해서 같은 이야기를 했다. 두려워하며 버틴 사람들이 뒤처지고, 올라탄 사람들이 앞으로 갔다.
그런데 올라타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다.
오늘 퀀텀 영상 하나를 보는 것이다. 내일 관련 기사 하나를 읽는 것이다. 이번 주 배운 것을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내 분야와 퀀텀이 어떻게 연결될지 5분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것이 전부다. 이것이 구경하는 사람과 준비하는 사람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파도는 온다. 이미 오고 있다.
보드를 들고 바다로 걷는 것, 그것이 전부다. 파도가 도착하기 전에.
준비된 자의 몫이 있다. 그 자리는 지금 이 순간 움직이기 시작한 사람들의 것이다.
당신이 이 글을 끝까지 읽었다면, 이미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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