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하루수학-1권

5.복소수(complex number)

친절샘 정이 2025. 5. 30. 21:38

옛날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다. 세상에 끝이 있고 그 끝엔 모든 걸 집어삼키는 공간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하늘은 다르게 생각했다. 둥글다고 보았다. 그리고 순환함을 느꼈다. 먼저 달이 모습을 바꾸는 기준으로 변화를 기록했다. 달이 비고 차는 모양에 따라 삭, 초승, 상현, 보름, 하현, 그믐 그리고 다시 삭으로 이어졌다. 약 30일 주기였다. 이를 월이라고 했다. 다음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처럼 날씨와 계절이 변화하는 일정한 주기를 발견했다. 한 달을 기준으로 15일에 한번씩 변화가 나타났다. 한 달에 두번 꼴이었다. 열두 달이 지나니 그 변화가 다시 반복 되었다. 1개월에 2번 변했으니 12개월에는 24번 변화가 생긴 셈이다. 각각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이라고 이름 붙이며 24절기라고 불렀다. 세상에 달력 그 중에 음력이 만들어 졌다. 평평한 땅 위에 둥그런 질서가 같이 놓였다. 손에 잡히는 땅과는 다르게 저 하늘 별은 손으로 잡아 따올수 없었다. 끊임없이 변했고 때론 보였다가 안보였다가 했다. 실수가 아니였다. 지구위를 회전하면서 땅 위 시간과 계절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달과 지구의 관계만 보면 그렇게 생각하는게 당연했다. 나중에 수학자 들은 숫자 역시 다른 차원에서 이동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수를 허수라고 말했다. 한자로 허(虛)는 언덕위에 굴처럼 빈 공간을 말한다. 둥글게 비어 있는 상태다. 하늘과 같은 성질이다. 실수가 땅을 오가는 수라면 허수는 하늘처럼 회전하는 수가 된다.

실수는 제곱하면 양수(+)가 된다. 양수든 음수든 마찬가지다. 하지만 허수는 제곱하면 음수가 되버린다. 제곱하면 음수가 되는 공간은 실수 공간이 아니다. 실수 공간은 선형이다. 위와 아래, 또는 앞과 뒤밖에 없다. 선이다. 1차원이다. 하지만 허수를 사용하면 2차원 평면으로 나아 갈 수 있다. 보름달이 지평선에서 만났다가 창공을 가르고 다시 지평선으로 저무는 모습처럼 하나의 차원을 더한 공간에서 운동(회전)하게 만든다.

기본 단위인 순허수 i의 성질은 이렇다.

i
i^2 = -1
i^3 = i^2 * i = -i
i^4 = i^2 * i^2 = 1
i^5 = i^4 * i = i

복소수는 이 허수와 실수가 합쳐진 모양이다.

복소수 a + bi (실수 a, 순허수 bi)

 

좌표평면에서 회전하기 위해선 실수와 허수가 합쳐졌다. 땅과 하늘이 만나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가우스의 복소수 평면을 보자. 우리는 수가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달이 지구를 둥글게 도는 모습과 유사하다.

위키디피아, 복소수 평면

지구를 중심으로 달이 공전 하듯,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공전하듯, 은하를 중심으로 태양이 공전하듯 수가 회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실수부(a)에 허수부(bi)가 더해졌다. 땅과 하늘이 함께 자리한다. 그리고 변화를 만들어 간다.

복소수가 아름다운 점은 숫자의 운동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우리가 있는 우주는 평평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공간을 표현하는 수의 운동 역시 점과 점의 이동만은 아니다. 공간을 자유롭게 비상하는 새들처럼 수의 몸짓도 우아하고 신비하다. 복소수는 공간의 운동을 말한다. 공간이 이동하는 경로에 대해 우리의 사고를 확장해 준다. 복소수가 있어야만 공간이 이동하는 경로를 자세히 볼 수 있다. 지구가 평평하지 않다는 것이 지금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받아들이는 데 수천년이 걸렸다. 복소수도 16세기 이후에나 수학자들이 발견한 수의 특성이다. 복소수를 통해 공간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동하는지 알게 되었다. 비로소 우주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채비를 마친 것이다. 넓디넓은 우주에서 방향을 잃지 않고 궤도를 따라 목적지로 가기 위해 우리는 복소수를 벗 삼아야 한다. 당신이 갈 곳이 아무리 아득해도 인생의 나침반 복소수를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그곳에 닿을 수 있을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