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하루수학-1권

2. 나머지(remainder) - human wrote it

친절샘 정이 2025. 5. 13. 22:01

# 이 글은 이정훈 작가가 직접 쓴 하루, 수학 글 입니다.

나머지는 몫을 채우고 남은 부분을 이르는 말이다.

나머지(remainder)는 산술에서 두 정수의 나눗셈 이후, 온전한 정수 몫으로 표현할 수 없이 남은 양을 가리킨다

위키디피아, 나머지

식으로 만나보자.

A = (B * C) + R ​

이 식에서 R는 나머지다. 풀어보면

A라는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은 BxC로 이뤄진 공간에 R 만큼의 공간을 더하거나 빼내면 같은 모양이 된다.

공간 간의 위치를 조금 바꿔보자

A = R + (B * C) ​

역시, 하나의 공간이란 무언가를 채운 후 나머지를 이용해 빼거나 더한 모양새다. 나머지가 먼저인지, 나머지를 제외한 공간이 먼저인지 알 수는 없다.

나머지가 먼저 만들어진 경우라고 생각해 보자.

멋진 집이 있다. 불행히도 불이 났다. 모조리 태워졌다. 그런데 그 밑바닥에 초석이 남아있다. 초석은 그 공간의 배열과 크기를 정하는 기초다. 초석 위치를 정하고 건물을 세운다. 나머지라는 기초가 먼저 있어야 공간이 만들어 진다.

나머지가 다 만들어진 후 남은 상태라고 생각해 보자.

멋진 집을 짓는다. 설계도가 있다. 맘에 드는 크기의 벽돌을 주문한다. 벽돌을 하나씩 놓아 기둥을 만들고 벽도 만든다. 문도 지붕도 만달어 본다. 내가 쓴 벽돌로 다 채웠으면 좋겠다. 공사가 다 끝나보니 조금 남았다. 지난번엔 조금 모자랐다. 다음엔 딱 맞게 주문해야지....

나머지가 먼저라면 운명의 문제다. 활용하면서 살아보자.

나머지가 나중이라면 욕망의 문제다. 조절하면서 살아보자.

나머지 또한 공간이기 때문에 크거나 작게 된다. 물론 상대적이다. 나머지가 커져야 할 때도 있고 없어야 할 때도 있다. 나머지의 공간은 공허하기도 하고 가득 차 있기도 하다.

나머지는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나머지가 있는 경우에는 나누는 수, 즉 나누려는 공간의 단위에 따라 크거나 작게 된다. 세상사 모두 그렇듯이 좋고 나쁨은 없다. 상황과 쓸모에 따라 쓰면 된다.

요 벽돌로 이만큼을 쌓고 요만큼은 잘라내야 됩니다. (나머지가 음수인 경우)

요 벽돌로 이만큼을 쌓고 요만큼은 더해야 합니다. (나머지가 양수인 경우)

요 벽돌로 이만큼만 쌓으면 딱 맞습니다. (나머지가 0인 경우)

공간을 이루는 3가지 경우다. 넘치거나 딱 맞거나 모자라다.

삶도 그렇다 넘치거나 딱 맞거나 모자라다. 운명과 욕망이란 면에서 누구나 나머지를 가지고 태어난다. 그리고 자기만의 몫을 찾기 위해 꿈을 택한다. 우리는 성공을 큰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몫이 좀 작더라도 나머지가 작은 것도 충만할 터이다. 넘침과 부족함을 오가며 균형 잡힌 충만함에 다가가기 위해 나머지 정리를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 나머지가 주어진 운명이라면 활용하고 욕망이라면 조절하면 된다. 결정은 항상 그렇듯 그대 몫이다.